‘감정이 없다.’ 지금 그의 모습을 정의하자면 이와 같을 것이다. 그는 그의 입으로, 자신은 감정을 느끼는 기능이 없다고 말하였다. 상황에 대한 이해와 감정에 대한 이해가 있기에, 공감을 못하거나 상대의 감정을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 자신에게 감정이 없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명확한 태도를 보여줌과 동시에 냉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세타'에게 감정이란 고려의 대상이 아니기에… 모든 것은 그의 앞에서 ‘가치'를 잃었다.
『몰이해』 • 이해 없는 • 배타적인…
“제가 그대를 ‘이해’할 거라 믿으십니까? 그대는 과분한 소망을 품고 계십니다.”
또한 그는 타인과의 ‘이해'를 완벽히 포기했다. 타인과의 교류에 있어서의 모든 ‘이해’ 역시 그에겐 가치를 잃었다. 그는 합리적 ‘이성'에 근거해야만 그것을 ‘의견'으로 인정했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들은 모두 묵살하였으니… 누군가는 공정하다 여겼을지도 모르지만.
그러하기에, 오케아노스 내에서도 그는 특히나 무자비한 인물로 꼽혔다. 그 누구도 얼굴을 확인하지 못한 점과 더불어, 오직 목소리만 알려진 인물. 타인을 높여 말하는 말투이나, 태도는 전혀 그러하지 않았으니. 이러한 배타적인 태도는 일종의 ‘공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으나… 세타, 그는 ‘공포'를 느낄 수 없으니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불가상성』 • 불가해 • 이해할 수 없는…
“영원한 육체, 완전한 정신으로 빚어 신인류를 만들겠노라. 우리는 모두 ‘이별'과 ‘고통'이 없는 낙원을 맞이할 것이다. ”
마찬가지로, 그는 도저히 속을 알 수 없었다. 감정을 내비치지 않는 태도. 자신의 생각을 도통 설명하지 않는 연유로, 그 누구도 그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였으니… 이는 그의 ‘과거'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가 ‘신'이 되려고 한다는 사실이며, ‘신’이 행하는 일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는 구태여 ‘자신'을 타인에게 납득시키지 않았다.